【그 섬에 가고 싶다 (5)】성인봉 등반 & 멎진 일몰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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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등산중 언덕에서 내려다 본 울릉도의 다운타운 '도동' 일대.....
멀리 푸른바다와 해안가 기암괴석과 집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20여년 만에 다시 찾은 울릉도에 첫 발을 내디딜 때
환영해 준 것은 몇 마리의 갈매기뿐이었다.
햇살은 따사롭고 뺨에 닿는 바람은 선선해 기분은 좋다.
하지만 길을 걸으려는데 그 좁은 길에
택시(테레칸), 소형 관광버스, 승용차, 덤프트럭 등 차량과
관광객들로 혼잡스럽기는 육지의 어느 복잡한 시장골목을 연상케 했다.
내가 이 복잡한 걸 보러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닌데.....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점심으로 간단히 칼국수로 때우고
오후 2시반경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성인봉 단독 등반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등산루트는 도동 → 대원사 → 팔각정 → 성인봉(984m) → 신령약수 →
나리분지 → 천부를 선택했다.
등산로 초입과 성인봉 정상에서
육지에서 온 몇몇 등산객을 만났으나 거의 사람을 볼 수가 없었다.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성인봉을 오른다.
예전엔 이 코스가 아니 봉래폭포 쪽으로 올랐던 기억이 난다.
역광으로 비치는 연두색 나뭇잎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나무의자가 있는 쉼터에서 잠시 물 한잔 하고 열심히 산을 오른다.
가끔은 경사가 심해 2시간동안
제법 많은 땀을 쏟으며 성인봉 정상에 섰다.
정상주변에는 운무가 많이 끼어 시정거리가 50미터도 채 안 된다.
기온도 뚝 떨어져 몸이 오싹해진다.
나리분지 쪽에서 올라왔다는 60대로 보이는 5~7명의 등산객을 만났다.
사진 한 장을 부탁해 증명사진으로 남기고
이분들이 올라온 루트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도동 쪽보다 훨씬 더 가파르다.
로프를 잡고 질퍽거리는 등산로를 따라 후다닥....
1시간 반 만에 울릉도 섭중에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에 있는 너와집까지 왔다.
이 구간에는 활엽수 위주의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하산도중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혼자서 걸어내려왔다.
‘너와집’은 옛날에 보아왔던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20여 년 전에 왔을 때의 위치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옛날엔 추산 쪽으로 하산을........
콘크리트포장이 잘된 차도를 따라
천부로 내려오기 직전 좁은 샛길로 들어서는데
섬의 원주민이 살고 있는 집이 드문드문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산비탈엔 온통 더덕 밭으로 일궈놨다.
서쪽으로 지는 햇살을 받은
연둣빛 나뭇잎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주저앉고 싶을 정도다.
꼬불꼬불한 인도를 따라 바로 밑에 바다가 보이고
해는 어느덧 바다로 떨어지기 직전이다.
언덕배기 바위에 걸터앉아 일몰광경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기다리면서 담배 한 대를 태워본다.
19:00~19:30분!
공암(코끼리 바위)이 보이는
서쪽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을 몇 장 촬영하려는데
벌써 디카의 배터리 로스 시그널이 들어온다.
일몰 장면을 보면서 왠지 자꾸만 슬퍼만 지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아무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 없이
내 인생이 벌써 황혼 길에 접어듦일 것이다.
일출은 꿈과 희망을, 일몰은 허무와 무상함과 서러움을…….
(다음회로.....)
투어리스트/ 무단 가출소년 -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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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섬여행 중 첫 일몰을 바라보며 나는 깊은 상념에 젖었다.
'천부'의 해안가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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