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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발칸 7국 & 동유럽 6국/오스트리아(Austria)

(휴식공간) 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사진/ 오스트리아/ 짤즈캄마구트의 샤펜부르크 산정에서...June 12. 2015)





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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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는자의 노래 / 류시화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전자바이올린) 기차는8시에...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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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바이올린) 기차는8시에...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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