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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13섬에가고싶다

【그 섬에 가고 싶다(11)】자유에 지쳐 길 위에 쓰러지다/ 남양-내수전

 

(사진/ 간령에서 사동 가는길! 오른쪽  높은 봉이 망향봉이다)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다음 섬마을인 ‘사동’을 향한다.

여전히 우측엔 바다,

좌측엔 기암괴석들만 나를 반긴다.

약 2시간 만에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에 도착,

사동은 도동에서 약 5키로 거리지만

현재 터널공사가 거의 준공단계에 있어 자동차로 10여분이면 닿을 거리다.

해안선이 아름답고 거리가 도동처럼 복잡하지 않아

도동이나 저동보다 나는 이곳을 더 좋아한다.


사동에서 도로를 버리고

주민들이 다니는 좁을 길을 따라 망향봉쪽 언덕배기로 올라서는데

그 전망의 아름다움에 와우~ 와우~~ 절로 감탄사가 쏟아진다.

디카를 꺼내 몇 장 찍는다.

 

길거리엔 이곳의 특산물인

각종 산나물을 말리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 인시도 나눴다.

도동을 경유해 저동으로 고개를 넘어갔다.

20여 년 전과는 달리 너무 변해 촛대바위 외는 별로 기억이 없다.

선창가에서 오징어회라도 한 접시 먹고 싶었지만

요즘은 오징어 철이 아니라 먹을 게 별로 없었다.


벌써 저녁 6시다. 

지도를 펴보니 내수전 약수터까지는

약 30-40분이면 도착할 듯하다.

몸에 피로도가 역력하다.

해안도로를 따라 마지막 힘을 다해 걷는데,

약수터까지 가는 길은 콘크리트 포장이다.

오르막이라 다리가 풀리는 듯, 

더 이상 걸어 갈 수 없었다.

완전한 앵코다.

어느 전주 아래 길바닥에 벌러덩 누워 하늘을 쳐다본다.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곳 내수전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을 찾았으나

약수터 인근에 음식점이 한 두 곳 있었지만 민박은 곤란하단다.

할 수 없이 저동으로 백코스를....

어느 식당에 들려 삼겹살에다 쐬주 한 병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급급....

어휴 이제 살만하군, 그리여....


식당주인의 소개로 노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울릉도의 두 번째 밤을 맞이했다.

그 집은 저동항 포구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 자리해 있었다.

주인아저씨가 끓여주는 커피한잔을 마시며

오늘 내가 스치며 걸어 온 약 30km의 발자취에 대해 잠시 상념에 빠져 들었다.


2006/05

투어리스트/ 무단 가출소년-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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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울릉도에서 두 번째로 아름다운 섬마을인 '사동' 전경!

         저녁때라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와서 아쉽다.)

 

 

 (사진/ 나사모양을 한 수층도로의 끝부분은 바로 해안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사진/  방파제 안쪽의 저동포구는 아주 조용하고 평화스럽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