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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1 시베리아횡단열차/TSR- 하바롭스크

(3~5일차) TSR 제2구간/ 기차여행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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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여행의 매력


 



♤ 여행은 무엇을 타고 이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여행의 추억은 무엇을 타고 이동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무엇을 타고 여행하느냐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 

어느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는데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여행에서 이동방법은 비행기, 기차, 배, 자동차, 바이크, 자전거 등

 여러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가 있겠지만 

 오늘은 '기차여행의 매력'에 대해서 피력해 보기로 한다.

 
♤ 낭만을 맛보려면 기차 타라!

 기차여행에서의 가장 큰 낭만은 아무래도 너무 느리지도 않고 너무 빠르지도 않게

 여행에 적당한 속도로 달리며 여행객에게 선사하는 자연의 파노라마에서 부터 시작....

 자연의 위대함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며칠씩 달리는 장거리 열차여행도 지루할 틈이 없다.

 목적지에 빠르게 이동하는 것보다 주변의 풍광을 음미하면서 달리는 것이

 여행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며, 또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 옛 추억이 잘 떠오른다.

 

 차창밖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시간이 없다고 초조해 할 필요도 없으며

 느긋하게 목적지를 향해 편안하게 나아간다. 기차여행이 전세계적으로

'낭만적인 여행수단'이란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 기차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기차안에서 만큼은 누구나 쉽게 인사를 나누고 말을 붙일 수 있다.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있다보니

 여행지의 정보교환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친구를 만들기에 어려움이 없다.

 여행객들로 가득찬 열차칸, 시시 각각으로 변해가는 차창밖의 풍경들은

 자신이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해 준다.


♤ 느릴수록 보이는 것이 많다.

기차여행은 느릴수록 보다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시속 200km이상 달리는 고속열차는 차창밖을 스치며 지나가는

낭만적인 풍경을 음미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

목적지로 빨리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 외는...


실제로 이번여행 중,

상트에서 헬싱키까지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로

3시간 50분에 주파하는 국제특급열차(Alegro)를 타고 가면서 느낀 것은

빠르다. 깨끗하다는외는 일반열차에 비해 2배로 비싼요금과

기차여행의 최대의 매력인 자연을 음미할 느긋함이나

오픈된 객석에서 서민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는

사랑방 같은 분위기는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



(여행 3~5일차) 10/1~3(목~토)/TSR 제2구간(하바롭스크~이르쿠츠크)/ 차내 3박2일
007호/ 12호차, 3등실, 029번석/ 약 3,200km/ 56시간 소요/ 요금 4,172R(7만5천원)

 

 23:38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하바롭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톡 발, 노보시비르스크 행, 러시아 007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


 하바에서 이르쿠츠크까지 거리는 약 3,200km, TSR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먼 거리.

 56시간, 즉 2일하고 8시간이 소요되는

이번 시베리아 횡단여행 중 최장거리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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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비가 내리는 하바롭스크 역 - 필자가  타고갈 열차가 대기중이다.

   - 육교를 건너 계단을 내려오는데 강풍에 독일제 우산이 부러졌다. 




▲ 좌측에 어지럽게 깔아놓은 곳이 내 자리/  오른쪽엔 러샤 할매가.......



러시아 할매와 3일 밤을 동숙을..  

 할매와 간단히 눈인사를 하고

 짐을 짐을 대충 정리하고 침대시트를 깔고 잠자리에 들여는데.

 차창밖은 칠흙같이 어두웠고 빗방울이 차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08:30 잠에서 깨어보니 날씨는 쾌청,

 차내 매점에서 도시락면을 구입했는데,

 '도시락'이란 한글을 보니 반가웠다.

  여기까지 우리의 라면이....


 구글번역기 동원해 할매와 통성명 시작....

 할매는 83세, 젊을 때 직업은 화가, 사는 곳은 노보시비르스크....

 가져간 넛츠와 바나나, 쵸코파이 등을 나눠먹으며

 금방 친숙해졌다.

 할머니와 나는 마치 모자가 함께 여행하는 듯이 마음이 편했다. 

 할매는 예술적인 감각이 있어

 늘 콧 노래로 흥얼거리다가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때웠다.



 

3등실 객차 내부 - 정차중에 승객들은 바람 쇠러 바깥을 나가고 텅 비어있다.


♤ 3등실- 플라츠카르타 첫 탑승

 자리를 찾아 객차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옆자리엔 러시아 할매가 앉아 있었고 윗층 두 자리는 모두 비어 있었다.

 007호 열차는 어젓깨 탓던 005호 보다는 시설이 다소 후졌다.

 3등석(플라츠카르타)은 처음 타 본다.


 2등실(쿠페) 와는 달리 별도의 룸이 아닌

 객차 전체가 오픈되어 있으나, 보통 6인실, 

 통로쪽 창가에  2자리가 더 배치되어 있다.

 3등실은  2등실에 비해 요금이 거의 절반 수준...

 하바~ 이르쿠/ 3등실 아랫층, 56시간 승차하는데 4,172루블(약 8만원)

 (*참고로 2등실 쿠페는 약 8,500루블/ 약 17만원)



3등실 객차내 화장실의 세면대

 - 수도꼭지 아랫 부분에 튀어나온 꼭다리를 옆/윗쪽으로 누르고 있어야만

   물이 조금씩 찔찔~ 거리며 나온다. 겨우 양치질 할 정도... ㅉㅉ

  사용하기 다소 불편하지만 물절약을 위해 좋은 방법인 듯...

  

▲ 차창밖 풍경... 난 평소 이런 풍경 보기를 즐긴다.

   노랗게 물든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 파아란 하늘, 그 가운데  우뚝 서있는 한 개의 전신주,,,



▲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 구간의 차창밖 풍경은 대부분이 이런 자작나무 숲이 많다.




 ▲ 레스토랑 카 - 햄과 포테이토를 주문

러시아 금발 아가씨의 "알러뷰!"에 당황...

  배가 출출해서 식당차로 이동했다.

  러시아에서 처음 가본 레스토랑 카,

  차창에 핑크빛 커튼이 드리워져 있어 분위기는 그런데로  괜찮은 것 같았다.

 10여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고 식사하는 사람은 네댓명...


  창가쪽 자리에 앉았다. 여종업원 내게 다가왔는데.

  영어 한 마디 안통하는 여종업원은 금발머리에 통통한 얼굴이다.
  그녀는  '치킨'이란 말조차 못 알아들었다.


  말이 안통하니  그냥 웃을 수밖에는....내가 웃으면  그녀도 웃었다.

  메뉴판에는 온통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

  옆자리에서 먹는 사람과 같은 것으로 달라고 했다.

  햄과 포테이토칩, 맥주 한캔을 시켜 먹으면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아그와 농담 따먹기를...


 아가씨가 폰으로 내게 "알러뷰!" 라고 찍어 보여줘서

 나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나도 "알라뷰, 미투"로 답신을...

 "나하고 한국에 같이 가자"고 했더만 또 한번 배꼽을 잡는다.

 이 사실을 집에 있는 어부인 마님에게 카톡으로 급타전!


  *나 :  "금발의 러샤 처자, 집에 데려가도 돼남?"

  *마눌 : "능력껏 하시유" .... ㅎㅎ


 이래서 여행은 이래 저래 즐거운 것.... ^^*



▲ TSR 여행중 가장 많이 먹었던 도시락면....



 ▲ 일용한 양식 - 빵과 요플레... 이빵 하나로  이틀을  뜯어 먹었네...

  - 열차가 정차하는 역의 플랫홈에서 식품은 구입할 수가...




  ▲ 차창밖 풍경... 강인지 늪인지 분간키 어렵네...



▲ 1등실 구경하러 가기?

  - 콤퍼트먼트 룸에 2명 탑승,  1층 침대, 요금은 항공료 수준 이라는데...

  - 구경하러 갔으나, 저앞에 서있는 여승무원이 무서버서 1등실 문도 몬열어 보고 줄행랑을...ㅎㅎ




 ▲ 붉으레한 저녁 노을이 강물 속으로...


 


  벨로고르스크(Belogorsk) 30분간 청차 - 너무 근엄해서 무섭게 보이는 여승무원

   - 하지만, 말을 붙여보면 금방 훈훈한 정을 느낄 수가....


 

 


  벨로고르스크(Belogorsk) 역....



벨로고르스크(Belogorsk) - 러샤 여인들... 러시아에서는 웃는 모습 보기가  쉽지않는데... ㅎㅎ.





▲ 차창밖의 풍경 - 이런 곳도 지나고...





   치타/ Chita 역- TSR 전구간에 70여개의 정거장 중 재미있는 역 이름도 많다.

      - 여기처럼 치타(Chita), 겨울이라는 뜻의 지마(Zima), 무르만스크 인근에는 콜라 란 역도 있다.

     - 치타는 이쪽 지방에서는 큰 도시인 듯...



 


  치타역/ 역전 광장에 산책 나갔다가 두 녀석이 사기극 조장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 내 앞에서 한 녀석이 슬쩍 지갑을 빠트리고 지나가고....

    다른 한 녀석은 그걸 다시 주워 내게 뭐이라고라~ (서투른 수법.... 할려면 제대로 하던지... ㅎㅎ)

    그 지갑을 내가 줍는 순간 미끼를 콱~ 무는 거이제... ㅎㅎ(내돈 내놔....)


 

     치타역





 

 ^*


 

 ▲ 차창밖의 풍경 - 이런 곳도 지나고...

   - 이 사진 찍으려고 맨 뒤칸까지 갔는데 승무원한테 빨리 제자리 안간다고 혼나기도...




 ▲ 차창밖의 풍경 - 굴뚝에 연기를 뿜고 있는 곳은 발전소 또는 공장? 송전탑이 안보이는 걸 봐서는 공장인 듯....





▲ 차창밖의 풍경 - 이런 곳도 지나고... 황혼의 들녘을 가로지르며... (2015/10/03, 저녁)





▲ 56시간의 긴 여정 끝에 드디어 안가라강과

   바이칼 호수를 품고 있는 도시- 이르쿠츠크 역에 도착! (10/04, 06:24)/ 영상 6도


Traveller's Memo

# 여행 3~5일차/10.1~10.3(~), 갬/

  TSR 제2구간(하바~이르쿠츠크)/ 열차내 3박/ 56시간 차내 


*10/1(목),

23:38(16:38) 하바롭 출발

*10/2(금),

01:00 기상(열차내)

02:50(09:50) Belogorsk(30분 정차)

08:25 Magodagachi(15분 정차)

10/3(토),

02:00 기상

03:00 조식(빵, 사과 1개)

08:10~08:40(15:10~15:40) Chita역(30분간 정차)

- 역광장 산책중 사기극 목격(내 앞에서 지갑빠트리고...)

10/4(일),

01:24(06:24) 이르쿠츠크 도착